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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TALK] <마리 퀴리> 정인지, 지금 전할 수 있는 위로 [No.198]





<마리 퀴리> 정인지
지금 전할 수 있는 위로

<마리 퀴리>가 새롭게 수정된 작품으로 돌아왔다. 타이틀롤을 맡아 이 작품에 합류한 정인지는 개막 전 휴식기 동안 런던으로 훌쩍 떠났다. 배우로서 스스로를 채운 동시에 자존감을 높인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 직후 만난 마리 퀴리는 정인지에게 어떤 캐릭터로 다가왔을까.

서툴지만 꿋꿋이

THE MUSICAL <마리 퀴리>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 또는 계기가 있을까요? (uneego)

정인지 마리 퀴리가 과학자로서 더 조명을 받을 수 있게끔 접근하는 방식이 좋았어요.

“작년에 예술의전당에서 <추남, 미녀>를 하면서 다른 작품을 고사한 적이 있었어요. 원 캐스트로 3주 이상 공연하는 작품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 이후 제작PD님이 새롭게 제안해 주신 작품이 <마리 퀴리>였어요. 제가 추구하는 캐릭터와 작품 스타일에 잘 맞을 것 같다면서요. 제안받고 ‘마리 퀴리’란 인물은 여자 배우라면 만나고 싶은 인물 중 한 명인 건 분명하다고 생각했고요.”

THE MUSICAL 연습하면서 가장 안 외워지는 대사나 가사가 있었나요? (hyunek)

정인지 어마어마하게 많았어요. 세 명의 마리들이 극장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대사를 한 번씩 다 체크하는 거예요. 원자, 원소, 방사능, 방사선, 방사성까지 비슷하지만 절대로 틀리면 안 되는 용어들이 많거든요. 모든 대사가 다 어려웠어요. 흑흑.

THE MUSICAL 수학 공식도 막 쓰던데 어떻게 외웠나요. (uneego)

정인지 노래를 부르면서 써야 해서 가사와 연계하면서 외웠어요.

THE MUSICAL <마리 퀴리>는 어려운 과학 용어가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학창 시절에 과학을 좋아했나요? (d45jls1)

정인지 아.니.요.

“학교 다닐 때는 ‘아.니.요.’라고 할 정도로 과학이 재미없었는데 <마리 퀴리>를 하면서 굉장히 재밌어졌어요. 너무 재밌었어요! 맥스웰 공식 외운 것도 재밌었어요. 이야기가 과학으로 연결되고, 딱 떨어졌을 때 묘한 통쾌함이 느껴져요.”

THE MUSICAL <마리 퀴리>를 연습할 때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jenica90)

정인지 에피소드가 정말 많지만 하나만 얘기하자면 (김)찬호 루벤이 서류에 사인을 해주는 장면이 있어요. 거기서 갑자기 노란 형광펜을 꺼내면서 “라듐 볼펜입니다”라고 얘기하는데 배우며 스태프까지 다 웃음이 터졌어요. 첫 런스루 연습이어서 긴장한 상태였는데 말이죠.

THE MUSICAL 가장 신경 써서 표현하는 마리의 감정은 무엇인가요? (yuknow1102)

정인지 마리가 점점 단단해지는 순간을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해요. 사람이 어떤 일을 계속 겪으면 감정이 점점 무뎌지잖아요. 그 부분에서 설득력 있길 바랐어요.

THE MUSICAL <마리 퀴리>를 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있다면? (jenica90)

정인지 마리가 좌절했을 때를 가장 많이 신경 썼어요.

“마리 퀴리는 매순간 실패했어요. 한 번에 실험을 성공한 게 아니었거든요. 4년간 실험하면서 정말 많은 실패를 했어요. ‘두드려’란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래서예요. 환경적인 이유도 당연히 있었겠지만, 실험하면서 부딪혔을 때 매번 실패하고 좌절했던 것이 그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THE MUSICAL 실험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특별히 신경 쓴 디테일이 있을까요? (pandajjun)

정인지 석영압전기를 만지는 부분을 많이 신경 썼어요.

“석영압전기는 라듐을 발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기계예요. 피에르 퀴리가 압전기를 최초로 발견했는데, 그 덕분에 라듐을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두드려’에서 전기 분해를 4년 동안 하는데 그때는 전기 분해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중요한 부분이어서 신경을 많이 썼어요.”

THE MUSICAL 인지 마리는 OO다! (k5359399)

정인지 인지 마리는 서툴다!

“마리는 문제를 맞딱뜨렸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실험에 몰두하는 것뿐이었을 거라 생각해요. 선택을 했겠지만, 자신이 가장 용기를 낸 방법이 루벤을 만나서 설득하는 거였을 거예요. 그렇게 하고선 자기만의 실험으로 돌아온 게 아닐까 생각해요. 사람과의 관계도 서툴러서 매끄럽지 못해요. 소통 방법도 그렇고요. 공연에서 마리는 끝날 때까지 자신이 해온 일을 인정하지 않아요. 자책을 많이 하고. 자신에게 거대한 책임감을 부여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초점을 많이 맞추고 있어요. 이것은 비단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자기한테 가장 많이 화살을 겨누는 사람은 타인보다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극 중 사람들은 그런 마리를 알기 때문에 공연 마지막 부분에서 마리에게 ‘그렇지 않아’라고 얘기하는데, 마리는 그때까지도 계속 실패하고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서툴게 살아가요. 딸(이렌)에게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른다고 할까요. 하지만 교육열이 뛰어나서 학교에 보내지 않고 학교 동료들과 함께 직접 가르쳤대요. 프랑스 교육을 믿지 않았다고 해요. 초등학교에 다닐 나이의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소르본 대학 수학자가 수학을 가르쳤는데 재밌게 했을 것 같아요. 물로 놀이를 하면서 같은 대학 연구원 동료들 아이들을 가르쳤다고 하는데 이렌은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생활이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이렌도 노벨상을 타지 않았나 생각하고요.”

THE MUSICAL <마리 퀴리>에서 눈물이 엄청나게 터지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wjy852)

정인지 피에르의 환영을 봤을 때.

“마리는 피에르의 환영을 보고 ‘아차! 내가 뭔가를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바쁘다는 이유로 앞만 보고 달리다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소흘히 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적당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시거나 항상 옆에 있어준 반려동물이 떠난다든지 하는 것과 같은. 실제로 작년 10월에 그런 일을 겪기도 했어요. 유기견을 데려와서 가족들과 8년 정도 함께 있었어요. 떠난 후에 가족 모두 펫로스(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을 심하게 겪었고요. 그 친구를 보내고 나니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 무척 공허했어요. 마리 퀴리도 남편을 잃고서야 알아버린 거죠. 성과는 혼자선 완성할 수 없었거든요. 피에르와 안느, 환경이 갖춰져서 가능했던 거니까요. 실제로도 마리 퀴리가 남편을 갑자기 잃고 남편의 환영을 많이 봤다고 해요. 실험을 하면서 피에르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고 환영인 피에르에게 말하는 장면은 고증에 따른 것이기도 하죠.”

THE MUSICAL 마리와 안느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tiny8271)

정인지 공통점은 내가 무얼 해야 하는지 안다는 것. 차이점은 안느는 두려워하지 않고 마리는 매 순간 두려워해요.

THE MUSICAL 마리에게 안느의 첫인상은 어떻게 남았을까요? (pandajjun)

정인지 신기한 사람이다.

“장정들에게 소리 질러서 소매치기를 잡고 물건이 잘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하고. 모르는 건 순순히 인정하고. 그런 사람이 많이 없잖아요. 아니라고 생각한 걸 행동으로 옮겨서 유리 공장에 취업도 하고요. 농장주 부인이던 삶을 포기하고 ‘난 내가 농장주가 될 건데?’라고 하는 사람인 거죠. 러시아 치하에 있던 폴란드 출신인 마리도 굉장히 독특한 사람이었겠지만, 과학만 공부하던 그녀에게 안느는 더 신기한 사람이었을 거예요. 정말 매력적이고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거란 거죠. 저도 볼 때마다 그렇게 생각하고요.”

THE MUSICAL 안느와의 사건과 관계 혹은 서사에서 가장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ewk951)

정인지 우정이에요. 여자들의 우정은 남자들보다 더 진하다고 생각해요.

“마리는 안느에게 믿음이 있어요. 배우들끼리 둘은 편지를 굉장히 많이 주고받았을 거라는 얘길 했어요. 그렇게 각자 이야기를 해 나가면서 우정이 쌓이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여성 연대를 보여줄 때 조심스러운 점이 많아요. 강요가 될까봐. <마리 퀴리>는 한 사람을 보여주는 작품이거든요. 이 사람이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 끝까지 무언가를 집중해서 이뤄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여자였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제 자신에 대입해서 연기할 수 있고 연대감을 느낄 수 있다고 믿거든요. 무언가를 강요하면 한 발 더 빼게 되니까요.”

THE MUSICAL 김히어라, 이봄소리, 두 안느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stari1008)

정인지 한 사람은 마카롱 같고 한 사람은 인절미 같아요. 하하하.

“두 배우가 연기하는 안느는 모두 속이 말랑말랑하거든요. 당당한 캐릭터이지만.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안느가 두렵기 때문에 부딪히기를 선택하는 걸 볼 때도 그랬고, 탑 위에서 안느를 볼 때도 그래요. 안느 캐릭터들도 많이 무서워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 두려워하거든요.”

THE MUSICAL <마리 퀴리>에서 어렵거나 부르기 까다로운 곡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wk951)

정인지 ‘두드려’. 박자를 맞추는 것도 어렵고 그 노래에 4년이란 시간이 들어있다 보니 표현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두드려’를 부르면서 많이 움직여요. 이 장면을 만들 때 마리가 육체적인 노동을 하면서 실험한 것을 여과 없이 보여주길 모두 원했거든요. 4년 동안 라듐을 추출하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곡에서만큼은 상대적으로 연기적인 부분에 더 집중하려고 했어요.”

THE MUSICAL <마리 퀴리>는 체력 소모가 많은 공연인 것 같아요. 혹시 특별히 챙겨서 먹는 체력 보충용 음식 등이 있나요? (uneego)

정인지 저는 밥 먹는 시간에 굉장히 공들여요. 김밥을 먹어도 밥알 하나하나를 느끼면서 먹어요.

THE MUSICAL 팔불출스럽게 <마리 퀴리> 홍보 한번 해주세요! (d45jls1)

정인지 여러분이 그동안 보신 뮤지컬 중에 가장 멋진 사람이 나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것

THE MUSICAL 작품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이 있나요? 출연작을 보러 가면 항상 작품도 만족스러워서 궁금해요. (flwm130)

정인지 제가 봐도 재밌는 작품을 주로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보통 캐릭터를 분석할 때 어떻게 접근하나요? (uneego)

정인지 ‘나였다면 어땠을까’를 가장 많이 생각해요. 그리고 나와 의견이 다른 선택을 한 캐릭터인 경우는 ‘왜 이렇게 선택을 했을까’ 생각하면서 이해하려고 해요. <마리 퀴리> 같은 경우는 그녀가 발견한 라듐을 공부하면서 캐릭터에 많이 접근했어요.

“라듐이 어떻게 발견됐는지 그 과정을 공부하면서 묘한 쾌감을 느꼈어요. 저는 물론 발견되었다는 걸 알고 있는 상태에서 공부했지만, 마리 퀴리는 라듐이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채로 가설만 갖고 믿고 집중해서 나아갔잖아요. 그걸 상상했더니 쾌감이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THE MUSICAL 개막 전이지만 <데미안>을 준비하면서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ewk951)

정인지 지금은 다 신경 써야 하는 단계라서 조금 더 해봐야 알 것 같아요.

“작품이 매력적이고, 풀어내는 접근 방법이 매력적이어서 하게 됐어요. 지금은 작품을 준비하는 초반 단계나 마찬가지예요. 노래가 나와서 숙지하고 있어요. 한창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

THE MUSICAL 그동안 했던 작품 중 가장 사랑하는 작품과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jay1019)

정인지 제 인생의 스텝에 맞는 역할을 만나서, 각기 다른 이유로 했던 작품들을 다 사랑해요. 그래서 하나를 꼽기는 어려워요. 흑흑.

“예를 들자면 몇 년 전부터 ‘나를 많이 사랑하자’, ‘나를 내가 보호하자’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거든요. 그것이 여행을 다녀오면서 조금 더 다져지는 시기에 <마리 퀴리>를 만났어요. 마리 퀴리는 서툴고 스스로를 믿지 않고 죄책감으로 살아가는 인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그녀를 독려하게 되고, 연기하면서 그런 부분이 채워져요. 마지막에 위로받는 장면 같은 부분인 거죠. 한 작품만 더 얘기하자면, <베르나르다 알바>는 <마리 퀴리>처럼 여성 연대 부분이 극 속엔 없었지만 같이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선 있었어요. 그런 작업 환경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았고요.”

THE MUSICAL 공연 끝나고 가장 즐거울 때는 언제인가요? (hyunek)

정인지 집에 도착해 가방을 내려놓는 순간.

“가방을 내려놓은 후엔 멍 때려요. 가사 있는 음악을 잘 듣지 않아서 한동안은 재즈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편하게 만들어주더라고요. 배우라는 직업은 많이 듣고, 언어를 많이 소비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거기에 큰 피로도가 따르는데 그럴 때 머릿속 휴식을 약간 주는 거죠. 그래서 내용이 있는 TV를 보는 게 아니라 그냥 가만히 맥락 없는 예능을 틀어놓거나 하면서 쉬어요. 비워야 채울 수 있으니까요.”

THE MUSICAL 10년 뒤에는 어떤 배우가 되어 있을 것 같아요? (d45jls1)

정인지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는 배우.

THE MUSICAL 현재 갖고 있는 최종 목표가 궁금합니다. (idlyj1226)

정인지 최종 목표는 없어요. 목표를 갖고 살아가면 나를 너무 채찍질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독려하면서 살아가려고 하죠.

비움의 시간

THE MUSICAL 쉴 때는 주로 무엇을 하나요? (jenica90)

정인지 쉴 때는 집안일해요. 집안일은 끝이 없어요. 흑흑.

“자취하면 집안일이 더 많아요. 할 사람이 저밖에 없으니까. 일을 하니까 집안일을 쉬는 날 몰아서 할 수밖에 없어서, 쉬는 것 같아 보이지만 밀린 일이에요. (웃음)”

THE MUSICAL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요? (haleiwa)

정인지 잡니다.

THE MUSICAL 작품 사이에 길게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nchanted)

정인지 배우가 어떤 공부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어요. 할 수 있는 건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느끼는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만드는 좋은 공연을 보고 나면 캐릭터를 훨씬 더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되더라고요.

THE MUSICAL 여행 다니면서 많은 작품을 보고 왔다고 들었는데 가장 좋았던 작품과 이유가 궁금해요. (enchanted)

정인지 최근에 런던에 다녀왔는데 연극을 많이 봤어요. 모든 작품이 독특했고 접근 방식이 다 달라서 하나를 꼽기가 힘들어요.

“런던에서 많게는 이틀에 한 번, 적게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공연을 봤어요. <더 선(The Son)>이란 작품도 보고, 내셔널시어터의 <세 자매>, 글로브시어터에서 여자 배우들이 했던 <리처드 3세>, 알메이다 극장에서 한 <말피 공작 부인(The Duchess of Malfi)>을 봤어요. 이안 멕켈런 할아버지가 한 2시간 45분짜리 1인극 <이안 맥켈런 온 스테이지(Ian McKellen On Stage: With Tolkien, Shakespeare, Others and YOU)>, 뮤지컬 <아밀리에(Amelie)>, <고스트 콰르텟(Ghost Quartet)> 등등 정말 많이 봤어요. 보통 뮤지컬을 만들면 여자 캐릭터는 여성 역할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대놓고 성적인 부분을 강조한다든지. 대표적으로 창녀와 성녀가 있다고 얘기하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잘못된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런던에선 인물 자체로 접근하는 캐릭터를 많이 만났어요. <세일즈맨의 죽음>은 브루클린 흑인 가정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는데, 주인공인 아버지의 무게가 별로 느껴지지 않게 접근하더라고요. 아버지 혹은 가장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1차원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지점에서 웨스트엔드가 조금 앞서서 걸어가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생각해요. 캐릭터를 만들 때는 사람으로서 섹시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섹시함은 지적인 것과 무관하다고 생각하고요. <마리 퀴리>에서 안느가 마리 퀴리에 비해선 덜 지적이지만 캐릭터가 섹시하지 않은 건 아니잖아요. 과감하게 무언가를 선택하고, 그러면서 사건을 입체적으로 만날 때 그 인물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런 캐릭터를 런던에서 봤던 모든 공연에서 만났고요. <마리 퀴리>에서 마리 퀴리 캐릭터도 그래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THE MUSICAL 멋잇고 잘생기고 사랑스러움에 대한 비결이 너무 궁금합니다. 진짜예요 (flwm130)

정인지 제가 저를 가장 아끼려고 노력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THE MUSICAL 트위터를 시작하자마자 트위터 스타가 됐는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재미난 센스는 어디서 나온 건가요? (enchanted)

정인지 모르면 용감하다고 하죠. 몰랐기 때문이에요.

“트위터는 작년 여름에 시작했어요. 공연 끝나면 바로 퇴근해서, 저를 기다리실 거라고 한 번도 생각을 못했어요. 짧은 생각이었지만, 기다리시더라도 금방 가실 거라고 생각했죠. 그랬는데 여름에 그 더운 날 밖에서 저를 오래 기다리셨다는 얘기를 듣고 ‘어떻게 하지?’ 하다가 몇 마디라도 상황을 알려드려야겠다 싶어서 트위터를 하게 됐어요. 뒤늦게 해보니 재밌더라고요. 트위터를 택한 건 글을 남기기에 최적화된 채널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옛날엔 문자가 80바이트만 쓸 수 있었잖아요. 말을 남용하지 않고 쓸 수 있었는데, 트위터도 최대 글자수가 있어서 비슷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8호 2020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글 | 안시은
사진제공 | 라이브,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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