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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2019 뮤지컬 총결산, 키워드로 살펴본 2019년 뮤지컬계 [No.195]





2019 뮤지컬 총결산

2019 뮤지컬은 어떻게 평가하고 기억해야 할까. 새로운 라인업으로 새로운 기록을 작성하기 전 이제 곧 과거로 남을 한해를 총결산하기 위해 모두 다섯 개의 테마로 지난 뮤지컬계를 되돌아본다. ‘이슈’와 ‘작품’으로 큰 주제를 나눠 각각 두 가지 시선으로 올해의 뮤지컬을 점검하고, 여기에 관객들이 기억하는 뮤지컬을 돌아볼 수 있는 어워즈 시간을 준비했다. 그리고 마지막 코너에 실린 2019 뮤지컬 리스트를 보며 관람 편수를 체크해 볼 것!

키워드로 살펴본 2019년 뮤지컬계

2019년 한국 뮤지컬 시장은 어떤 한 해였을까. 2014년 이후 침체 또는 현상 유지를 해왔던 뮤지컬 시장 규모가 2018년 가파르게 성장했다. 3000억 원 초반대 머물던 한국 뮤지컬 시장이 지난해 3800억 원대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참고로 연도별 인터파크 판매분은 다음과 같다. 2014년 1960억 원, 2015년 1915억 원, 2016년 1993억 원, 2017년 1989억 원, 2018년 2571억 원, 인터파크는 전체 공연 시장의 70% 정도를 판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시장 규모는 내년 1월경에야 정확히 나오겠지만 올해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에 조금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 수치는 나쁘지 않지만 시장 분위기는 부정적인 신호들이 많다. 뮤지컬계에 특별한 이슈가 없는 듯한 한 해였지만 그럼에도 몇 가지 한국 뮤지컬의 조용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일들이 감지된다. 2019년 한국 뮤지컬계의 주요한 사건들을 살펴보았다.

창작뮤지컬 서서히 부상

한국 뮤지컬 시장은 라이선스 뮤지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이후 이러한 구조는 완고하게 유지되었다. 그러나 최근 라이선스 뮤지컬이 건재한 가운데 창작뮤지컬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일단 작품 수는 압도적으로 창작뮤지컬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는 2001년 이후 꾸준히 이어져온 상황이지만 그 양상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2010년을 기준으로 이전에는 창작뮤지컬 비중이 60%대에 머물렀지만 2010년 이후에는 꾸준히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뮤지컬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라이선스 뮤지컬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창작뮤지컬의 시장 점유율이 서서히 높아지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창작뮤지컬 대 라이선스 뮤지컬 시장 점유율을 명확히 제시한 자료는 없다. 하지만 작품 수나 비율 등 간접적인 지표들이 창작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암시한다. 창작뮤지컬이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 중 하나는 초연작의 비중이다.

위의 표와 같이 올해 창작뮤지컬 초연작 비중은 무려 50%에 달했다. 창작뮤지컬의 초연작 비중은 평균 40%대에 이르렀지만 특히 올해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그 비중이 절반에 이르렀다. 반면 라이선스 초연의 경우는 22.2%로 2011년(21.4%)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역시 23.1%로 낮은 수준이었다. 평균 30%대였던 라이선스 초연작 비율이 최근 들어 20%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있다. 창작은 초연작 비중이 늘어나지만 라이선스는 점점 안정된 재공연 위주로 공연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창작뮤지컬의 초연작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대형 작품의 비중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엑스칼리버>, <여명의 눈동자>, <영웅본색>, <귀향> 등 대극장 창작뮤지컬 초연뿐만 아니라 <벤허>, <영웅>, <그날들> 등 스테디셀러가 가세해 창작뮤지컬 시장 비율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새로운 라이선스 뮤지컬의 등장보다 점점 스테디셀러가 되는 대형 창작뮤지컬들이 등장하면서 창작뮤지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 역시 <지킬 앤 하이드>, <레베카>, <아이다> 등 여전히 인기가 높은 라이선스 재공연이 한국 뮤지컬 시장을 지배했다. 당분간 견고한 라이선스 시장이 잠식되지는 않겠지만 창작뮤지컬 시장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다.



드림씨어터, 지역 뮤지컬 시장 확장

흔히 국내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방해하는 조건으로 작은 내수 시장을 언급한다. 이미 한국 뮤지컬 시장은 충분히 활성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중장년층 그리고 지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남아 있다. 올해 4월 1,700석 규모의 국내 최대 뮤지컬 전용 극장인 드림씨어터가 부산에서 개관했다. 개관작 <라이온 킹> 내한 공연이 53회 공연 동안 8만 5천 명 정도의 관객을 모으며 큰 성공을 기록했다. 서울, 대구 공연을 마치고 이루어진 공연이었음에도 연일 자리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부산 관객들의 관심이 높았다. 부산은 경제 규모에 비해 뮤지컬 시장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도시다. 부산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대구가 뮤지컬 시장 규모는 훨씬 크다. 대구는 1,000석 이상 공연장을 여러 곳 갖춘 반면 부산은 소향아트센터를 제외하면 대형 뮤지컬을 제대로 올릴 만한 공연장이 부족했다.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 부산에 초대형 뮤지컬이 오르지 못했고, 설사 오른다 하더라도 장기 공연이 어려웠다. 2008년 <캣츠> 내한 공연과 2013년 <레 미제라블> 공연이 한 달가량 공연됐을 뿐 다른 이름 있는 작품들은 공연 기간이 7~10일에 그쳤다. 드림씨어터는 부산 뮤지컬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라이온 킹>을 7주간 공연한 이후 <스쿨 오브 락>, <백조의 호수>, <맘마미아!>를 선보였고 부산 지역 최장기 공연이 될 <오페라의 유령> 월드 투어(12월 13일~2020년 2월 9일)를 앞두고 있다. 지난 8개월간 부산 뮤지컬 시장은 얼마나 변했을까. 대형 뮤지컬 전용 극장과 킬러 콘텐츠인 <라이온 킹>이 부산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을 것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곧바로 부산의 뮤지컬 관객 형성과 시장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부산 정도라면 <라이온 킹> 같은 메가 뮤지컬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브랜드가 있는 작품이라면 한 달 정도의 공연이 가능해야 한다. 그 정도 수준이 되어야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키로서 지역 시장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부산 시장이 그 정도의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밝다. 일단 드림씨어터 멤버십 회원이 불과 8개월 만에 2만 5천여 명 정도나 모였다. 이 중 부산, 경남 지역 회원이 85%에 달한다. 근 2만 명이 넘는 부산, 경남 지역 뮤지컬 관심 관객을 일 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모은 것이다. 명품 뮤지컬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극장인 만큼 대중 확장력이 높은 뮤지컬을 통해 부산과 경남 일대의 뮤지컬 관객을 꾸준히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대구 공연에 앞서 부산에 먼저 올라가는 <오페라의 유령> 월드 투어는 부산 지역에 뮤지컬 붐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드림씨어터 개관 이후 아직 뮤지컬 전용 극장이 없는 대구나, 대전에서도 뮤지컬 전용 극장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뮤지컬 시장을 갖춘 대구나, 새롭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대전 그리고 이외 다른 지역까지도 뮤지컬 전용 극장 붐이 일어난다면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만한 지역 뮤지컬 시장의 활성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젠더 감수성 강화

지난해 사회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 미투 운동의 폭발력은 잦아들었지만 문화 저변에서 젠더 감수성을 강화시키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올해 뮤지컬계도 예외는 아니다. 여성 캐릭터 중심의 뮤지컬 제작을 주저하게 만들던 분위기가 적어도 중소극장에서는 사라졌다. 오히려 젠더 이슈를 강화한 작품이 하나의 트렌드로 부각됐다. 올해 공연된 뮤지컬 가운데 지난해처럼 여성 배우들만 출연했던 <베르나르다 알바>나, 여성의 권리를 소재로 한 <레드북> 같은 상징적인 작품은 없었지만 <난설>이나 <테레즈 라캥>, <마리 퀴리> 등 여성 캐릭터가 극을 주도하는 작품이 많아졌다. 특히 2019년 예그린어워드 작품상을 받은 <호프>는 천재 작가의 남겨진 원고를 자신의 삶이자 정체성으로 받아들인 78세의 노파 에바 호프의 삶을 진지하게 쫓아 호평을 받았다. 여성 주인공 작품이 아니라 할지라도 소모적으로 등장했던 기존 여성 캐릭터가 좀 더 주체적인 인물로 수정되기도 했다. <시라노>의 록산은 원작의 주체적인 캐릭터를 좀 더 부각하기 위해 검술을 배우고 문예지 활동을 한다는 설정을 추가했다. 뮤지컬 <달과 6펜스>도 여성 캐릭터의 비중을 강화하고 여성 혐오적인 요소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지금의 젠더 감성에 맞추려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작품 속의 성 구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젠더프리 작품들이 등장했다. 뮤지컬 <해적>과 총체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공연계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면 젠더프리는 올해 공연계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초창기 젠더프리 캐스팅은 그 자체만으로도 지금까지의 남성 중심의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남성 중심의 공연계에서 여성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젠더프리 방식에 대해 좀 더 세심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남성 캐릭터를 여성이 연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젠더 감수성이 성장하고 문화 전반에서 이를 수용하면서 변화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30대 여성 관객이 많은 뮤지컬계는 더욱더 이러한 흐름을 따를 것이다. 젠더 감수성을 강화하기 위한 젠더프리가 자칫 작품의 주제나 형식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호기심을 끌기 위한 상업적 선택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활기 띤 중국, 선전한 일본 진출

국내 창작뮤지컬이 내수 시장의 한계로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소기의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이다. 한한령과 한일 갈등 대립 등 정치적인 이슈가 뜨거웠던 것에 비하면 2019년 중국과 일본 뮤지컬 진출 성적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일본 진출은 한때 한국 배우들의 투어 공연 형태에서 라이선스 공연 형태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올해는 2월 오사카 오릭스 시어터에서 공연한 <알타보이즈>가 슈퍼주니어의 예성과 블랙비의 유권 등이 출연하는 투어 공연이었을 뿐 <웃는 남자>(4월, 도쿄 닛세이 극장), <마이 버킷 리스트>(8월, 도쿄 아사쿠사 하나 극장), <스모크>, <톰 아저씨> 등은 모두 일본 배우가 출연하는 라이선스 형태로 공연되었다. <톰 아저씨>는 2019년 DIMF 창작지원작으로 일본에서 먼저 본 공연을 올린 셈이다. 소재나 스타일이 일본에 어울리는 작품들이 한국에서 본 공연 전에 일본에서 먼저 소개되기도 했다.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3 최종 진출작인 <아서 새빌의 범죄>는 재즈 스타일의 음악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지난 5월 일본에서 쇼케이스를 선보이고 함께 협업할 일본의 프로덕션을 찾으려 했다. 신스웨이브의 <무간도> 역시 처음부터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을 고려하여 작품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한일 갈등으로 일본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뮤지컬배우 전동석의 단독 콘서트가 무산되고, 한국 배우들의 일본 콘서트 출연이 취소되는 등 마찰이 없진 않았다. 그럼에도 국가 간 갈등 양상에 비하면 내년 일본에서 공연하는 <데스노트>에 박혜나가 출연하는 등 한일 뮤지컬 교류는 선전했다.

중국 진출 상황은 오히려 활기를 띠었다. 한한령이 완전히 해제된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중국에 꾸준히 문을 두드린 작품들은 올해 큰 성과를 냈다. 내년에는 중국에서 오디컴퍼니의 <지킬 앤 하이드>를 레플리카 방식으로 선보이기로 했다.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중국 프로덕션의 예술감독으로 참여한다. 2017년 중국에 첫 진출한 <마이 버킷 리스트>는 매해 중국 시장에 소개되어 왔는데, 특히 올해는 24개 도시 투어가 확정되면서 최다 투어 기록을 세웠다. HJ컬쳐의 <빈센트 반 고흐>와 <라흐마니노프>도 올해 10여 개 도시에서 공연하는 성과를 올렸다. <빈센트 반 고흐>는 2017년, <라흐마니노프>는 2018년 중국에서 라이선스 형태로 올라간 후 거의 매해 공연되어 왔다. 그러나 올해처럼 한 작품이 여러 도시에서 공연된 적은 없었다.

올해 갑자기 투어 공연 시장이 성장한 것은 중국판 <팬텀싱어>인 <성입인심(声入人心>이 인기를 끌면서이다. 성악 전공자와 뮤지컬배우가 펼치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성입인심>에서 다양한 뮤지컬 넘버들이 불리면서 일반 대중들의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마이 버킷 리스트> 중국 공연에 출연한 아윈가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가 높아졌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마이 버킷 리스트>의 뮤지컬 넘버를 부르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뮤지컬도 활기를 띤 것이다. 아직 중국의 뮤지컬 시장은 대도시 몇 군데를 제외하고 시장 형성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뮤지컬 붐이 일기 시작한다고 해도 대형 뮤지컬이 투어에 나서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중소극장 규모의 한국 뮤지컬이 이 기회에 힘입어 활발하게 공연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작품들 이외에 올해 중국에서 <총각네 야채가게>와 <블랙메리포핀스> 역시 공연되었다.

지난해부터 한국 뮤지컬의 투어 공연을 시도하고 있는 대만은 올해 <김종욱 찾기>를 초청해 타이베이에서 공연했다. 한국 뮤지컬의 대만 진출은 내년에도 오리지널 투어 형태로 시도될 예정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5호 2019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글 | 박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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