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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지젤> 국립발레단,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No.101]





여명 속 가련한 혼령의 춤

클래식 발레는 오페라보다도 레퍼토리가 적은 장르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 두 컴퍼니로 양분되어 있는 국내 발레계에서도 한 해에 같은 작품이 두 버전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그런데 올해에는 드물게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과 국립발레단이 <지젤> 대전을 벌이게 되었다.


발레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적합한 작품으로 <호두까기 인형>이나 <지젤>을 많이 손꼽는다. <호두까기 인형>의 경우 다채로운 춤과 환상적인 분위기, 차이코프스키의 아름다운 음악과 연말 성탄절 즈음의 들뜬 분위기가 어우러져서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젤>은 사랑과 배신과 용서라는 단순하면서도 흡인력 있는 스토리가 낭만적이고 슬픈 분위기를 좋아하는 국내 관객들의 취향에 맞기도 하고, 드라마적인 표현력에서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국내 무용수들이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먼저 막을 올리는 것은 국립발레단이다.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과 협력하여 공연한 <지젤>이 매진을 기록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국립발레단은 올해에도 다시 한번 이 낭만 발레에 도전한다. 사실 전통적으로 <지젤>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것은 유니버설 발레단 쪽이다. 한국 역사상 최고의 지젤로 평가 받는 문훈숙 단장의 각별한 지도 아래 언제든 일정한 완성도를 보장할 수 있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를 잡은 작품이다. 하지만 국립발레단은 지난 2011년 2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부예술감독이자 상임안무가인 파트리스 바르와 에뚜왈 무용수들을 초빙하여 무대에 올린 <지젤>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춤 그 자체에 집중하는 마린스키 버전에 비해 프랑스적인 우아함과 세련미를 자랑하는 파트리스 바르 버전의 <지젤>이 초연의 대성공에 힘입어 오는 3월 1일부터 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라간다.


약혼녀가 있는 부유한 귀족 청년은 순진한 시골 처녀를 유혹해서 사랑을 속삭이지만 결국 들통이 나고, 배신당한 슬픔에 미친 처녀는 몸부림치다가 어머니의 품 안에서 심장이 멎어버린다. 사랑을 기만한 남자는 저주받아 목숨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지만, 혼령이 된 시골 처녀는 남자를 용서하고 구원한다. 낭만 발레 버전의 오필리어인 지젤의 사랑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로 낡은 이야기이지만,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관객들은 꽃점을 치면서 울고 웃는 지젤의 순진함과, 배신당한 슬픔에 겨워 좋았던 날들을 회상하는 가련한 몸짓에 마음이 무너진다. 2막이 시작되면 지젤은 사랑 때문에 한을 품고 죽은 혼령 윌리가 된다. 달빛처럼 푸르스름한 조명 아래 새하얀 로맨틱 튀튀로 몸을 감싼 가련한 혼령이 상체를 비스듬하게 기울일 때, 목에서 어깨, 팔로 이어지는 한없는 슬픔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선을 지젤라인이라고 한다.


7월 18일부터 22일까지 내한하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는 강수진의 뒤를 이을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서희가 있다. 세계 최고의 컴퍼니로 손꼽히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서 한국인 무용수로는 처음 솔리스트가 된 서희는 지난해 ABT 공연에서 지젤 역에 캐스팅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ABT라는 이름만으로도 발레 팬들로는 놓치기 아까운 공연이지만, 드라마틱한 표현력 안에 작품에 대한 지적인 이해가 돋보이는 영민한 발레리나 서희가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특히 기대해볼 만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101호 2012년 2월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글 | 김영주
사진제공 | 국립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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